[만만해 보이지만 만만하지 않은] 그래도 만만하게 이겨보자~!
글, 그림 줄리아 사그라몰라
번역 이세진
출판 푸른숲주니어
출간 2020.06.26.
가끔 내 마음에 돋보기를 대고 볼 수 있으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알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게 바로 제 마음입니다. 그림책은 이렇게 알듯하는 아리송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나타나게 되는 어렵고 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알아차리고 받아들여야 할지 전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감정을 들여다보게 되는 묘한 이끌림이 있는 그림책입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감정선을 연필로 둥글게 둥글게 그려놓은 실뭉치로 표현하며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어떤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유심히 보게 됩니다. 자신의 실뭉치를 보게 되고, 다른 사람의 실뭉치를 보며, 마지막에 멋지게 극복하며 변화된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실뭉치 같은 것이 주인공을 자꾸 따라다닙니다. 그 실뭉치의 정체는 알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어디를 가든지 신기하게 실뭉치는 어느새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따라오니 아주 불편한 모양입니다. 나중에는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문득 다른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그런 실뭉치 같은 것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봐’ 안심하는 걸까요? 그리고 실뭉치를 떼어내고자 별의별 방법을 다 해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고민을 하던 주인공은 생각을 바꿉니다. ‘차라리 너에 대해 제대로 알아볼까?’ 밝은 표정으로 공놀이하듯 놀기도 하고, 옆에 두고 편안하게 책을 읽기도 합니다. 이제는 싹둑 잘라서 리본을 만들어 머리에 묶습니다. 밝은 표정을 지으며 거울을 봅니다.
“안녕! 다음에 또 만나, 요 웃기는 녀석아!”
어디이제 보자 네가 와도 이제 난 괜찮아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입니다. ‘만만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것들이 저한테도 매일 찾아옵니다. 여러 가지 감정들과 함께 뒤섞여서 찾아옵니다. 어느 날은 잘 정리되어 멋진 리본이 되어 나를 멋지게 성장시켜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에는 연필로 막 그려놓아 큰 실뭉치가 되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주인공 아이처럼 마음을 다르게 먹고, 함께 동행하면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성장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만만하지 않지만 만만하게 저와 함께 잘 생활하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누군가에 의해서도 아니고 바로 스스로 알아차리고,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속에서 나타나는 감정을 기록해보고 그 느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마다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실뭉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게 되는 날입니다.
"만만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실뭉치야!
이제는 만만하지 않지만 만만한 멋진리본으로 나와 함께 해 주길 바래"